캐나디안 클럽Canadian Club

미국인이 캐나다에 세운 증류소의 술. 금주법 시대에는 디트로이트 강을 건너 미국으로 흘러들었다.
캐나디안 클럽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금주법이다. 증류소가 디트로이트 강 캐나다 쪽에 있었고, 강 건너편이 미국이었다. 술을 못 팔게 된 나라 바로 옆에 술 공장이 있었으니 그 다음 일은 뻔했다. 이 시절 이야기가 브랜드 신화가 되어 지금도 마케팅에 쓰인다.
정작 술 자체는 신화와 거리가 멀다. 가볍고 달큰하고, 특별히 붙잡을 데가 없다. 그래서 값이 싸고, 그래서 하이볼에 쓴다. 대형마트에서 2만원 안팎이면 손에 들어오는 위스키에 복잡한 향을 기대하는 게 애초에 무리다.
한 가지 짚어둘 건 숙성 전에 섞는다는 점이다. 캐나다 위스키는 보통 곡물별로 따로 숙성한 뒤 마지막에 섞는데, 캐나디안 클럽은 순서를 뒤집는다. 이게 실제 맛에 얼마나 결정적인지는 논쟁거리지만, 적어도 이 술이 왜 유난히 경계 없이 매끄러운지에 대한 설명은 된다.
살 거라면 용도를 먼저 정하는 게 낫다. 하이볼용이면 1858 한 병으로 충분하고 더 비싼 걸 살 이유가 없다. 니트로 마셔볼 생각이면 클래식 12부터가 시작점이다. 그 사이에서 고민할 구간은 사실상 없는 브랜드다.
캐나디안 클럽의 가치는 희소성이 아니라 가격 대비 접근성에 있다. 간판인 1858은 대형마트에서 2만원 안팎에 집히는 축이고, 12년 숙성이 붙은 클래식 12도 스카치 12년 대비 부담이 적다. 20년·21년으로 올라가면 값이 뛰지만 물량 자체가 많지 않고, 40년 이상 원액을 담은 크로니클스 시리즈는 한정 발매라 시세가 따로 논다.
시세는 소매 대략값 · 주관 시음 아님
캐나디안 클럽은 온타리오 윈저의 하이럼 워커 증류소에서 만든다. 옥수수 위주의 베이스 원액에 호밀 원액을 더하는 캐나디안 방식인데, 다른 캐나디안이 숙성을 끝낸 원액을 섞는 것과 달리 통에 넣기 전에 먼저 섞어 함께 숙성시킨다. 이 순서 때문에 곡물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질감이 한결 매끄럽다는 것이 브랜드의 오랜 주장이다. 결과물은 가볍고 달큰한 쪽이고, 숙성 연수가 올라가면 오크와 바닐라가 뚜렷해진다.
1858년 미국 매사추세츠 출신의 하이럼 워커가 디트로이트 강 건너 온타리오에 증류소를 세우고, 증류소 둘레에 워커빌이라는 마을까지 만들었다. 이 술은 미국 신사 클럽에서 인기를 끌며 '클럽 위스키'로 불렸는데, 미국 증류업계가 원산지를 밝히도록 압박하면서 1890년 전후에 '캐나디안 클럽'이라는 지금 이름이 붙었다. 1920년대 미국 금주법 시기에는 강 하나를 사이에 둔 위치 탓에 밀주 경로의 상징이 됐다. 소유사는 여러 번 바뀌어 지금은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옛 빔산토리) 소유이고, 증류는 여전히 윈저에서 이뤄진다.
북미에서 캐나디안 클럽은 '아버지 세대의 술'로 통한다. 2000년대 광고가 대놓고 그 인상을 건드렸을 만큼 오래되고 흔한 이름이다. 한국에서는 대형마트 위스키 코너의 저가대에서 자주 보이고, 하이볼 재료로 사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도 하이볼 문화 덕에 진저에일·탄산수와 섞는 술로 자리를 잡았다.
가볍고 매끄러워 하이볼·진저에일 믹싱에 잘 맞으므로 얼음이 넉넉히 들어가는 길쭉한 잔이 낫다. 클래식 12 이상이나 100% 라이처럼 향신료 감이 또렷한 표현은 글렌케언에 니트로 두면 호밀과 오크의 결이 살아난다.
출처 · 제조·라인업 — canadianclub.com · 역사 — Wikipedia 'Canadian Club', 'Hiram Walker' · 제품 이미지 — Canadian 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