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부Chichibu

폐업한 하뉴의 손자가 세운 크래프트 증류소. 카드 시리즈 한 세트가 십수억에 팔린, 일본 위스키의 컬트.
치치부를 이해하려면 먼저 하뉴라는 이름을 알아야 한다. 창업자 아쿠토 이치로의 가문은 사이타마에서 하뉴 증류소를 운영했는데, 그 증류소가 문을 닫으며 남은 원액이 버려질 위기에 놓였다. 이치로는 그 통들을 지켜 트럼프 카드 라벨의 한정 시리즈로 냈고, 이 카드 시리즈가 세계 경매에서 전설이 됐다. 치치부의 명성은 이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치치부 증류소 자체는 그 자금과 이름을 발판으로 2008년 고향에 세워졌다. 대형 자본의 일본 위스키와 달리, 치치부는 작은 증류기로 소량만 뽑고 대형 증류소가 접은 플로어 몰팅을 일부 직접 하며, 발효조와 숙성통에 일본 참나무 미즈나라를 적극적으로 쓴다. 신생인데도 세계 컬렉터의 컬트가 된 배경에는 이 손 많이 가는 방식과 극소량 생산이 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이 실제로 만나는 치치부는 자체 싱글몰트가 아니다. 그것은 물량이 워낙 적어 배정·추첨으로만 풀리고 2차 시장 프리미엄이 크다. 세계 원액을 섞은 이치로스 몰트 앤 그레인이 비교적 구하기 쉬운 진입로 역할을 하며, '치치부 입문'으로 통한다. 브랜드 이름의 후광과 실제로 마실 수 있는 술 사이에 이 간극이 있다는 점은 알아 두면 좋다.
살 생각이라면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 카드 시리즈나 치치부 싱글몰트는 경매·컬렉터의 영역이라 마시려고 쫓기엔 값과 물량 모두 부담이 크다. 브랜드를 맛으로 경험하고 싶다면 이치로스 몰트 앤 그레인부터가 합리적이다. 야마자키·하쿠슈와 함께 하이엔드 일본 위스키를 대표하는 이름이라는 점은, 마시기보다 알아 두는 값이 더 큰 브랜드임을 뜻하기도 한다.
치치부의 값은 두 갈래다. 몰트 앤 그레인 같은 블렌디드는 비교적 구할 만하지만, 치치부 싱글몰트는 생산량이 워낙 적어 배정·추첨으로 풀리고 2차 시장 프리미엄이 크다. 창업자가 물려받은 하뉴 카드 시리즈 54병 풀세트는 2020년 홍콩 본햄스 경매에서 약 150만 달러에 낙찰됐다.
경매 — Bonhams (2020) · 시세는 2차 시장 대략값 — 주관 시음 아님
치치부는 일본 위스키의 대형 자본과는 정반대편에 선 크래프트 증류소다. 작은 증류기로 소량만 뽑고, 대형 증류소가 오래전에 접은 플로어 몰팅을 일부 직접 하며, 발효조에 일본 참나무(미즈나라)를 쓰기도 한다. 통도 미즈나라를 비롯해 다양하게 굴려 향의 결을 겹친다. 생산량이 워낙 적어 자체 싱글몰트는 늘 한정이고, 세계 원액을 섞은 이치로스 몰트 앤 그레인이 비교적 구하기 쉬운 진입로 역할을 한다.
치치부의 뿌리는 폐업한 증류소에 있다. 창업자 아쿠토 이치로의 가문은 사이타마에서 하뉴 증류소를 운영했는데, 하뉴가 문을 닫으며 원액이 버려질 위기에 놓였다. 이치로는 그 원액을 지켜 트럼프 카드 라벨의 한정 시리즈로 냈고, 이 카드 시리즈가 세계 경매에서 전설이 됐다. 그 자금과 명성을 발판으로 2008년 고향 치치부에 자체 증류소를 세웠고, 이후 두 번째 증류소를 더하며 생산을 넓혔다.
치치부는 일본 위스키가 대량 품절되던 시기에 작지만 진짜라는 이미지로 컬트가 됐다. 자체 싱글몰트는 꿀·열대 과일·바닐라에 미즈나라 특유의 향이 얹힌 섬세한 풍미로 평가받지만, 물량이 적어 대부분의 사람은 이치로스 몰트 앤 그레인으로 브랜드를 처음 만난다. 한국에서도 하이엔드 일본 위스키를 이야기할 때 야마자키·하쿠슈와 함께 반드시 언급되는 이름이고, 카드 시리즈의 경매 신화가 그 후광을 받친다.
섬세하고 향의 결이 여러 겹이라, 향을 모아 천천히 여는 튤립형 잔 — 글렌케언이나 코피타 — 이 잘 맞는다. 도수와 표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물은 아주 조금이면 충분하고, 미즈나라 향은 급히 마시면 놓치기 쉬우니 시간을 두는 편이 좋다. 값과 희소성을 생각하면 얼음으로 향을 닫기보다 니트로 음미하길 권한다. 피티드 라인은 향이 강하니 잔을 흔들기보다 가만히 두고 코를 들이는 게 낫다.
출처 · 제조·라인업 — 벤처 위스키(치치부 증류소) / 업계 자료 · 경매 — Bonhams (2020) · 제품 이미지 — Ichiro's Mal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