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로지스Four Roses

효모 5종 × 매시빌 2종, 10가지 원액을 섞는 버번. 한때 미국에선 못 팔던 술.
포 로지스를 다른 버번과 구별 짓는 건 '10가지 레시피'라는 독특한 설계다. 대부분의 증류소가 한두 가지 매시빌로 술을 빚는데, 포 로지스는 라이 비중이 다른 매시빌 2종과 향이 다른 효모 5종을 곱해 10가지 원액을 따로 만든다. 옐로 라벨은 이 열을 다 섞고, 스몰배치는 넷, 싱글배럴은 하나만 고른다. 한 증류소에서 나왔는데도 라인업마다 맛의 결이 또렷이 다른 이유가 여기 있다.
이 브랜드의 역사에는 의외의 공백이 있다. 20세기 중후반, 시그램이 소유하던 시절의 포 로지스는 정작 본국 미국에서 좋은 술을 팔지 않았다. 양질의 스트레이트 버번은 일본과 유럽으로만 수출하고, 미국 시장엔 값싼 블렌드 위스키만 '포 로지스'라는 이름으로 남겨둔 것이다. 그래서 한 세대 동안 미국 애주가에게 이 이름은 오히려 저급 술의 기억이었고, 일본에선 정반대로 좋은 버번의 대명사였다.
반전은 2002년에 왔다. 일본 기린이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마스터 디스틸러 짐 러틀리지가 미국 시장에 프리미엄 스트레이트 버번을 다시 들여놓았다. 본국에서 사라졌던 진짜 포 로지스가 일본 자본의 손을 거쳐 돌아온 셈이라, 버번의 미국적 정체성을 생각하면 묘한 이야기다. 지금은 켄터키 버번 부흥의 한 축으로 평가받는다.
처음이라면 옐로 라벨이 부담 없는 출발점이다. 묵직한 버번이 버겁다면 포 로지스의 가볍고 꽃향 도는 성격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한 단계 더 들어가고 싶으면 스몰배치로, 통별 개성을 즐기고 싶으면 싱글배럴로 가면 된다. 같은 값대에서 이만큼 라인업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버번도 드물다.
포 로지스의 핵심은 희소성보다 가성비와 일관성이다. 옐로·스몰배치·싱글배럴 모두 가격 대비 평이 후하고, 연례 리미티드 에디션만 고가 컬렉터 영역을 채운다. 10가지 원액 체계가 라인업마다 다른 결을 만드는 점이 마니아의 수집 동기다.
시세는 면세·소매 대략값 · 한정판은 변동 큼 — 주관 시음 아님
포 로지스의 정체성은 '10가지 레시피'다. 라이 비중이 다른 매시빌 2종과, 향이 다른 효모 5종을 조합해 10가지 원액을 따로 빚는다. 옐로 라벨은 이 열을 모두 섞고, 스몰배치는 그중 넷만, 싱글배럴은 단 하나만 골라 병입한다. 그래서 같은 증류소 술인데도 라인업마다 결이 또렷이 다르다. 전반적으로는 배·사과·꽃에 가까운 가볍고 산뜻한 버번이다.
1888년 폴 존스 주니어가 '포 로지스' 상표를 등록하며 시작됐다. 이름은 청혼에 장미 네 송이로 답한 연인의 일화에서 왔다고 전해진다. 20세기 중후반 시그램 소유 시절엔 미국 내에서 좋은 스트레이트 버번을 팔지 않고 저가 블렌드만 남긴 채, 양질의 원액은 일본·유럽으로만 수출했다. 2002년 일본 기린이 인수하며 프리미엄 스트레이트 버번을 미국 시장에 되살렸다.
포 로지스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인기 버번이었다 — 미국에서 못 팔던 시절에도 일본 시장엔 꾸준히 공급됐기 때문이다. 가볍고 부드러워 하이볼이나 칵테일 베이스로도 두루 쓰인다. 한국에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순한 풍미로 버번 입문용으로 자주 권해지고, 싱글배럴은 통별 개성을 즐기는 마니아에게 인기다.
가볍고 산뜻한 버번이라 니트·온더락·하이볼 어느 쪽도 잘 맞는다. 옐로·스몰배치는 큰 얼음 하나로 천천히 열거나 탄산과 섞기 좋고, 싱글배럴처럼 도수가 높은 쪽은 글렌케언·코피타에 담아 물 몇 방울로 꽃향을 연다. 버번 특유의 바닐라·향신료가 얼음에 차게 가라앉으면 더 깔끔하게 떨어진다.
출처 · 제조·라인업 — fourrosesbourbon.com · 역사 — Wikipedia 'Four Roses' · 제품 이미지 — Four Roses
